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너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 장래희망 질문은
그때마다 우리는 경찰, 의사, 선생님, 대통령 같은 익숙한 직업을 대답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고 나서 돌아보면, 그때의 대답이 진심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알고 있던 직업 중 하나’를 말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처럼 ‘장래희망이 뭐니?’라는 질문은 단순한 대화 주제가 아니라, 아이에게 세상에 대한 이해 수준을 반영하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 질문이 어린아이에게 적절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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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ggle어린 시절의 ‘장래희망’ 질문은 왜 어려운가
아이들에게는 세상에 존재하는 직업이나 분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습니다.
아직 세상의 구조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장래희망이 뭐야?”라고 묻는 것은, 지도 없이 목적지를 정하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에게 “물리학자가 되고 싶니?”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아이는 ‘물리학자’라는 단어조차 제대로 모릅니다. 그저 ‘어른이 되면 일해야 한다’는 막연한 인식만 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는 ‘정답’을 찾으려 하다 보니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 ‘꿈이 없으면 안 되는 것 같다’는 압박감이 생깁니다. 결국 ‘장래희망’이란 단어가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직업 선택’이 아니라 ‘세계의 지도’
진로를 생각하기 전에 필요한 것은 꿈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지도입니다.
아이들이 ‘물리, 화학, 사회, 경제, 법, 건축, 예술, 의학, 컴퓨터’ 등 세상에 어떤 분야가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우주에 관심을 보인다면 그것은 ‘물리학’이나 ‘천문학’과 연결될 수 있고, 그림을 즐긴다면 ‘디자인’이나 ‘예술’ 분야와 닿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메타인지’입니다. 즉, 아이가 세상의 다양한 현상을 보며 “이건 과학이네, 저건 사회문제네, 저건 예술이네” 하고 스스로 분류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진정한 진로 교육의 출발점입니다.
질문을 바꾸면 아이의 시야가 달라진다
“너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 대신
“요즘은 어떤 게 재미있어?”
“세상에서 궁금한 게 뭐야?”
“이걸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라고 묻는다면 아이의 대답은 훨씬 다양해집니다.
이런 대화는 아이가 세상을 탐색하는 기회를 열어줍니다. 단순히 ‘직업 이름’을 고르게 하는 대신, 세상의 원리를 발견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게 하는 질문이 되는 것이죠.
즉, 진로교육은 직업을 고르게 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부모와 교사의 역할: 정보의 ‘길잡이’가 되어주기
부모나 교사는 아이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보여주는 길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특정 주제에 관심을 보일 때, 그 주제가 어떤 학문과 연관되는지를 함께 이야기해 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진로 교육이 됩니다.
예를 들어,
- 자동차를 좋아하면 →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산업디자인
- 동물을 좋아하면 → 생물학, 수의학, 생명과학
- 사람을 돕는 걸 좋아하면 → 심리학, 간호학, 사회복지학
이처럼 관심에서 출발해 자연스럽게 ‘분야’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미래 교육입니다.
‘꿈’이 없어도 괜찮다
아이에게 “아직 모르겠어.”라는 대답이 나왔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그 말 속에는 탐색의 여지와 가능성이 숨어 있습니다.
꿈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충분히 탐색하지 않은 것이 문제일 뿐입니다.
어린 시절의 목표는 직업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 힘이 쌓이면, 어느 순간 아이 스스로 자신의 방향을 찾아가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아이에게 장래희망을 묻기 전에 우리는 먼저 물어야 합니다.
“이 아이는 세상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을까?”
꿈은 스스로 길을 발견한 사람에게 생기는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장래희망을 단순히 ‘직업 이름’으로 제한하지 말고, 세상을 이해하고 분류할 수 있는 ‘생각의 구조’를 먼저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어른이 해야 할 진정한 준비입니다.
더 넓은 시야를 위한 외부 자료
아이에게 장래희망을 묻기 전에, 세상의 다양한 분야와 진로 탐색 방법을 보여줄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자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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